최근 “목회자데이터연구소”에서 조사한 결과를 보면 한국 교회 신뢰도는 작년 1월 32%에서 금년 1월 21%로 11%나 하락했습니다. 특히 비개신교인만 조사한 결과를 보면 한국교회 신뢰도는 9%로 떨어졌습니다. 이 정도 되면 전도나 선교활동은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정도가 되었고, 지금은 납작 엎드려 신뢰도 회복을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할 때입니다.
또, 한 가지 바로잡아야 할 것도 있습니다. 지난 1월 21일 질병관리청에서 지난 1년간 코로나 확진자의 감염원에 대한 종합적인 자료를 보도했는데, 교회발 확진자 비율은 11%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국민들은 교회발 확진자가 전체의 44% 정도 된다고 응답했습니다. 물론 신천지를 비롯한 이단이나 불건전한 단체들, 그리고 이들로 인한 n차 감염까지 합하면 국민들이 느끼는 교회발 확진자 비율이 11%는 넘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할 것입니다.
종교의 자유와 공익을 위한 제한에 대한 의식의 변화도 주의 깊게 봐야 합니다. 작년 8월만 해도 국가는 종교의 자유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 31%, 종교의 자유가 헌법에 보장되어 있어도 공익을 위해 제한할 수 있다는 의견이 59%였는데, 금년 1월 조사 결과에서는 11% vs. 86%로 공익을 위해 종교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크게 늘었습니다.
결국 코로나 사태를 거치면서 교회의 가장 큰 숙제는 교회의 자기중심성에서 벗어나 교회의 공공성을 회복하는 것이라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사회 여러 분야가 위축되었고 한국 교회의 위상도 위축되어 이 세상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문제는 점점 더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커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된 이유 중의 하나는 “무례한 기독교”로 비춰지기 때문입니다. 마틴 마티가 “오늘날의 문제 중 하나는 예의 바른 사람은 종종 강한 신념이 없고, 강한 신념을 가진 사람은 예의가 없다는 것이다”라고 말한 것처럼, 신앙에 열정이 있는 사람일수록 배타적이고 무례하게 보여질 수 있습니다. 칼빈이 말한 것처럼 “복음의 가장 큰 적은 나쁜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습니다. 교회가 교회의 적이 되고, 기독교인이 기독교인의 적이 될 수 있습니다.
고린도 교회는 우상에게 바쳐졌던 고기를 먹는 문제로 갈등을 빚었습니다. 당시 고린도에는 유통되는 고기 대부분이 이방 신전에서 우상에게 제물로 바쳐졌던 것이었습니다. 고기 맛을 아는 사람은 고기를 끊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고린도에서 살 수 있는 고기는 거의 우상의 제물이었습니다. 여기에 대해 어떤 이는 고기를 먹는 것은 우상 숭배에 가담하는 것이니 먹어서는 안 된다고 했고, 어떤 이는 우상은 아무것도 아니니 먹어도 된다고 했습니다. 이것이 고린도 교회에 얼마나 심각한 문제였는지, 바울은 고린도전서 8장과 10장에 두 번이나 길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8장에서 바울은 지식보다 사랑을, 자유보다 책임을 강조합니다. 10장에서는 모든 것이 가하나 덕을 세우라,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말고 남의 유익을 구하라,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고 권면합니다.
바울은 “그러므로 만일 음식이 내 형제를 실족하게 한다면 나는 영원히 고기를 먹지 아니하여 내 형제를 실족하지 않게 하리라(8:13)”고 했습니다. 나의 지식, 나의 자유가 다른 형제를 실족하게 한다면 기꺼이 그 지식과 자유를 제한시키며 절제하겠다고 합니다. 이것이 성숙한 신앙인의 자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