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화가로 유명해진 렘브란트는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내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아내를 매우 사랑했던 렘브란트는 큰 충격으로 그림 그리는 일을 중단하고 실의에 빠져 있었습니다. 그때, 그는 절망 속에서 하나님께 해답을 갈구했습니다. 이런 모습을 그의 가족은 이렇게 묘사했습니다. “그는 계속해서 성경을 읽었습니다. 뭔가를 잃어버려서 찾는 사람 같았습니다. 듣기로는 18개의 번역된 성경들을 읽고, 또 읽었습니다. 그 외의 시간엔 기도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렘브란트는 사람은 죽어도 끝이 아니라는 깨달음을 얻었고, 그 깨달음으로 그린 작품이 “엠마오 길 위에서(Christ with two disciples on the Road to Emmaus)”라는 작품입니다. 그는 이 그림을 완성한 후 이런 말을 남깁니다. “나는 위대한 생명의 비밀을 깨달으며 이 그림을 그렸다” 부활에 대한 확신 없이 절망하다가 부활의 주님을 만나고 변화된 제자들의 모습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 것입니다.
우리도 평소에는 믿음으로 사는 것 같지만, 예상치 못한 큰 충격을 받게 되면 실의와 절망에 빠져 헤매기 쉽습니다. 이때, 우리를 다시 회복시키는 것은 말씀과 기도입니다.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에게서도 이러한 모습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의 모습은 “과도기적 믿음”을 보여줍니다. 예수님을 믿고 따르기는 했지만, 자신들이 예상하지 못한 충격적인 사건을 만나게 될 때, 눈이 가리어질 정도로 혼란을 겪습니다. 믿음의 근본 뿌리부터 흔들리는 것입니다. 흔들림을 감당할 수 있다면 더 견고하게 뿌리를 내릴 수 있지만, 견뎌내지 못하면 뿌리채 뽑힐 수 있습니다.
우리 주님은 그들을 찾아가셔서 말씀과 성찬으로 흔들리는 믿음을 견고하게 붙잡아 주십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질문에 스스로 대답하게 하심을 통해 저들의 흔들리는 믿음을 보게 하셨습니다. 처음에는 질문하는 예수님을 한심한 듯 여기며 꾸짖듯 이야기했지만, 주님은 성경을 풀어 예수님의 죽으심과 다시 살아나심을 해석해 주셨습니다. 저들의 잘못된 신앙이 말씀을 통해 바르게 교정되었습니다. 또한, 그들이 초대한 식사 자리를 성찬의 자리로 만들어 은혜를 베풀어 주셨습니다. 저들은 주님을 강권하여 함께 유하도록 청했을 때, 주님은 저들이 마련한 식사를 성찬으로 바꾸어 주셨습니다. 성찬은 주님과의 친밀한 교제입니다. 그제야 눈이 밝아져 그분이 예수님인 줄 알게 되었고, 지금까지 말씀하신 것이 이해되었습니다. 그리고 말씀을 들을 때, 속에서 마음이 뜨거워졌던 것의 의미가 해석되었습니다.
말씀과 성찬을 통해 깨달음과 은혜를 입은 저들은 과도기적 믿음에서 확신에 찬 믿음, 행동하는 믿음으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함께 동행하면서도 눈이 가리어져서 그인 줄 알아보지 못하였다가, 말씀과 성찬으로 주님을 만난 후에는 눈이 밝아져 그인 줄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눈이 가리어진 것은 시력의 문제가 아니라 신앙의 문제 때문이었습니다. 우리의 눈을 가리는 것은 무엇일까요? 우리의 신앙을 흔들리게 하는 요인은 무엇일까요?
부활 그 이후, 믿음이 연약하고 흔들리는 제자들을 찾아가셔서 저들의 믿음을 세워주시는 주님의 은혜가 우리에게도 함께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