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똑똑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겉으로는 아는 것이 많아 보이나 정작 알아야 하는 것은 모르거나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해 잘못된 선택을 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지능이 높고 학력이 우수한, 소위 똑똑하다는 사람들이 실제로는 비합리적이고 어리석은 판단을 내리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스스로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자신의 지능을 편향과 합리화에 동원하기 때문에 타인의 허점은 발견하면서도 자기 논리의 편견과 오류는 외면하기 때문입니다. 자기 분야에는 전문가인데 다면적 문제를 만나면 편협한 시각으로 바보처럼 우왕좌왕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주제를 다룬 책이 영국의 과학전문 저널리스트 데이비드 롭슨이 쓴 『지능의 함정』이라는 책입니다.
솔로몬이 공적인 면에서는 현명한 판결을 내리지만, 본인의 사생활에는 지혜로운 판단이 작동하지 않아 문란한 삶을 살게 됩니다. 자기성찰이 부족하면 감정에 이끌리기도 하고, 과거에 얻은 지식과 전문성 때문에 고착된 반응을 보이게 됩니다. 지식의 반감기는 1920년대 35년, 60년대는 10년, 지금은 고작 5년으로 끊임없이 배우려고 하지 않는 고정형 사고는 큰 실수를 하게 합니다. 지금의 지식수준이 과거 최고일 때와 똑같다고 생각하는 지적 오만의 형태를 메타 건망증(meta-forgetfulness)이라고 합니다. 또한, 아무리 각각 개개인의 지식과 재능이 뛰어나도 협력할 줄 모르고 협력할 줄 모르면 도리어 해가 됩니다. 객관적 전력은 탁월한데, 상대적으로 약팀에게 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을 넘침 효과(too-much-talent effect)라고 합니다.
성경에도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지혜와 총명이 있다고 생각하는 자들이 많지만, 그것이 진짜 지혜인지 분별해야 합니다. 야고보는 두 가지 지혜가 있다고 구분합니다. 위로부터 내려온 하늘의 지혜와 땅 위의 정욕적이고 귀신의 것인 세상 지혜가 있다는 것입니다. 두 가지 지혜를 비교하며 나는 하늘의 지혜를 가진 자인가를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1. 지혜는 사변적이지 않고 실천적입니다. 지혜와 총명이 있다고 하는 자는 선행으로 말미암아 지혜의 온유함으로 그 행함을 보이라고 말씀합니다. 여기에 강조되는 것이 선행, 행함입니다. 또한 선한 열매가 가득하고, 의의 열매를 거둔다고 했습니다. 지혜는 생각이나 말로만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행함과 열매로 증명해 내야 합니다.
2. 땅의 지혜는 세상적이고, 정욕적이고, 마귀적입니다. 세상 지혜는 독한 시기와 다툼이 있습니다. 그리고 자랑하기 위해 거짓과 과장을 하게 합니다. 그래서 혼란과 악한 일들이 파생됩니다. 정욕적인 마귀의 지혜가 난무하면 권위와 기준이 상실되어 혼란과 악한 일들이 벌어집니다. 싸움과 다툼은 정욕으로부터 납니다. 믿는 자도 정욕적으로 구하면 응답받지 못합니다. 뱀도 마귀로부터 지혜를 얻어 간교했지만, 그 간교함으로 사람을 타락하게 만드는데 사용했습니다. 들어보면 그럴듯하지만, 필경은 망하는 길입니다.
3. 하늘의 지혜는 온유합니다. 성결하고 화평하고 관용하고 양순하며 긍휼과 선한 열매가 가득하여 편견과 거짓이 없고, 화평으로 심어 의의 열매를 거두게 됩니다. 하늘의 지혜가 있는 사람이 가는 곳에는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지고, 선한 열매들이 맺히게 됩니다.
세상적이고 정욕적이고 마귀적인 땅의 지혜를 가지고 헛똑똑이로 살아갈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시는 하늘의 지혜로 선한 열매를 맺으며 살아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