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종려주일(棕櫚主日, Palm Sunday)입니다. 우리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심을 기억하는 주일입니다. 이때, 예수님을 맞이하는 이들이 겉옷을 길에 펴고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며 “호산나! 다윗의 자손이여, 찬송하리로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여, 가장 높은 곳에서 호산나‘라고 외쳤기에 종려주일이라고 부릅니다. 교회는 종려주일 다음 날부터 부활주일 전까지를 고난주간(苦難週間, passion week)으로 지키며 예수님의 수난과 십자가를 묵상합니다. 그리고 부활의 소망을 갖게 됩니다. 교회력에서 종려주일에 묵상하는 본문들이 여럿 있지만, 오늘은 예수님이 오심으로 타락하여 심판받을 예루살렘을 회복하시고 구원하심을 이루실 본문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타락한 성읍과 하나님의 탄식 – 예수님이 예루살렘에 올라가셔서 첫 번째로 하신 일은 성전을 정결케 하신 일이었습니다.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라 칭함받아야 할 성전을 강도의 소굴로 만들었습니다. 한때, 신실하던 성읍이 창기가 되고 정의와 공의가 충만했던 곳이 살인자의 소굴이 되었습니다. 은과 귀한 포도주와 같았던 성읍이 찌꺼기와 물이 섞인 무가치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지도자들도 타락하여 사명을 감당하지 않고 사적 이익에만 탐욕을 부렸습니다. 전보다, 원래의 모습보다 망가진 모습을 보며 하나님은 “어찌하여”라는 애가에서 사용하는 탄식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하고, 보응하여서라도 회복하고자 계획하십니다.
2. 하나님의 구원 계획 – 하나님의 회복과 구원은 회개에서 시작됩니다. 하나님은 찌꺼기를 잿물로 씻듯이 녹여 청결하게 하고 혼잡물을 제하여 버리겠다고 말씀합니다. 회복은 회개를 전제로 합니다. 그리고 회개한 사람들로부터 회복은 시작됩니다. 그래서 재판관들, 모사들, 패역한 자와 죄인들, 여호와를 버린 자들이 다 주님께로 돌아와야 합니다. 그렇게 되고 나면 비로서 타락한 성읍이 의의 성읍, 신실한 고을이라 불리게 될 것입니다. 정의와 공의가 회복될 것입니다. 우리가 아드 폰테스를 표방하며 따르는 것이 이런 이유입니다. 원래 하나님의 뜻대로 돌아가는 것, 근본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3. 그래도 돌이키지 않는 자에게 준비된 심판 – 아무리 하나님의 구원계획이 있어도 돌이켜 회개하지 않는 자에게는 아무런 효력이 없습니다. 그저 예비된 심판이 내려질 뿐입니다. 그래서 28절에 보면 “그러나 패역한 자와 죄인은 함께 패망하고 여호와를 버린 자도 멸망할 것이라”고 심판을 선언하십니다. 심판을 받고 나면 깨닫게 됩니다. 하나님을 떠나 즐거워하며 기뻐했던 것들이 얼마나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결과를 가져오는지 심판을 받고 나면 깨닫게 될 것입니다.
오늘 본문은 예수님 당시 부패하고 타락한 종교계와 지도층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인간의 타락한 본성은 변함이 없어, 오늘날 우리의 모습과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유일한 구원의 소망과 인류의 대안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입니다. 예수님이 오신 목적이 바로 이러한 우리를 구원하기 위함입니다. 예루살렘에 올라오셔서 하나님의 구원계획과 회복을 위해 십자가를 지신 주님을 묵상하며 우리의 신앙을 돌아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