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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력은 대림절로부터 한 해를 시작합니다. 예수님 오심으로부터 우리의 신앙이 출발하기 때문입니다. 금년 대림절은 121일에 시작됩니다. 그리고 대림절 전 주, 한 해를 마감하는 주일은 왕이신 그리스도의 날(Christ the King)’로 지킵니다. 서양에서는 이탈리아의 무솔리니나 독일의 히틀러와 같이 독재적 권력을 휘두르는 자들이 등장할 때, 우리의 진정한 왕은 오직 그리스도 예수뿐임을 기억하며 왕이신 그리스도의 날로 지켜왔습니다.

 

오늘 본문에는 역설(paradox, 패러독스)적 표현이 등장합니다.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는 예수님을 공개적으로 욕보이기 위해 십자가에 유대인의 왕이라는 죄패를 써붙였습니다. 왕이 어떻게 죄목이 될 수 있으며, 막강한 권력을 가진 왕이 어떻게 무기력한 모습으로 십자가에 달려 죽을 수 있습니까? 예수님을 왕이라고 하지만, 원래 의도는 조롱하고 비웃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역으로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왕이 되심을 증명하는 푯말이 되었습니다.

누가복음 23장에 보면 예수님은 세 차례 재판정에 섭니다. 첫 번째는 빌라도 앞에, 두 번째는 헤롯 앞에, 그리고 세 번째는 다시 빌라도 앞에 서게 됩니다. 재판과정을 통해 사법적으로는 사형언도를 받지만, 재판의 판결문이나 판결에 대한 의견은 죄를 찾을 수 없다는 무고함을 인정할 뿐이었습니다. 역사는 예수님의 무죄와 예수님의 구원사역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앞에 선 사람들은 여러 가지 반응을 보였습니다. 1) 군중들은 단지 서서 구경하며 지켜봅니다(35). 2) 관리들은 비웃으며 저가 남을 구원하였으니 만일 하나님이 택하신 자 그리스도면 자신도 구원할지어다라고 조롱했습니다(35). 3) 군인들 역시 희롱하며 신 포도주를 주며 네가 만일 유대인의 왕이면 네가 너를 구원하라고 했습니다(36-37). 4) 함께 십자가 처형당하는 한 강도는 비방하며 네가 그리스도가 아니냐? 너와 우리를 구원하라고 했습니다(39). 5) 다른 쪽에 달린 사람은 예수님을 비방하는 강도를 꾸짖으며 예수여, 당신의 나라에 임하실 때 나를 기억하소서라고 간구했습니다.

 

이러한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나에게 예수 그리스도는 누구인가?” 이 질문은 우리에게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답을 규정해줍니다. 이 세상에는 구경하는 방관자, 비웃는 관리들, 희롱하는 군인들, 조롱하는 강도와 같이 예수님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부정적으로 대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자비를 구했던 강도와 같이 주님 나라의 왕이심을 고백합니다. 이런 세상에서 우리는 예수가 이 세상의 왕이라고 선언합니다. 그리고 주님 나라의 백성으로 우리의 신분을 선언합니다.

사도바울이 예수님을 나의 주인이라고 고백하고, 자신은 그리스도의 종이라고 고백한 것과 같은 의미입니다. 자기 스스로를 왕이라고 착각하는 자들, 세상의 돈과 권력을 왕처럼 따르는 자들 앞에서 나의 모든 것이 나의 왕이신 주님의 것임을 고백하며, 이 땅에 오신 주님을 맞이할 준비하는 시간이 되길 기원합니다.

 



명륜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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