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왕기(列王記)는 여러 왕들에 대한 기록입니다. 그러나 열왕기서에서는 왕들의 역사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그 시대에 활약한 선지자들임을 보여줍니다. 이 말은 성경은 역사를 하나님의 관점에서 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열왕기상하에는 아히야, 예후, 미가야, 요나를 비롯해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엘리야와 엘리사 선지자가 등장합니다.
오늘 본문의 배경이 되는 엘리야가 활동하던 시대는 아합이 북왕국 이스라엘을 다스렸던 시기였습니다. 아합은 시돈 왕 엣바알의 딸 이세벨과 혼인함으로써 이스라엘에 바알숭배와 우상숭배가 극에 달하게 했습니다. 아합은 이세벨에 휘둘리며 사마리아에 바알의 신전과 제단을 건축하고, 바알숭배를 장려하며 하나님을 섬기는 신앙인들을 억압하고 핍박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엘리야는 바알 종교를 숭상하는 아합 정권에 투쟁적인 사역을 하게 되었습니다. 엘리야의 영적 선전포고는 풍요와 다산의 상징인 바알에 대적하여 수년 동안 비도 이슬도 내리지 않을 것이라는 선포였습니다. 이로 인한 기근은 이스라엘만 아니라 시돈에 까지 임하였습니다. 이것을 정권을 향한 심각한 도전으로 인식한 아합의 공격을 우려한 하나님은 엘리야를 그릿시냇가에 숨게 하였습니다.
이때, 하나님의 말씀이 엘리야에게 임합니다. 시돈에 속한 사르밧(사렙다)으로 가서 머물러 살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거기에 한 과부를 통해 음식을 주도록 해놓았다는 것입니다. 엘리야는 말씀대로 사르밧으로 갑니다. 성문에 이를 때에 땔감을 줍고 있는 한 과부를 만나는데, 마실 물을 요청합니다. 대접할 물을 가지러 가는 여인을 불러 세운 엘리야는 기왕이면 물과 함께 네 손의 떡 한 조각을 가져오라고 합니다. 그러자 여인은 떡은 없고, 밀가루 한 줌과 병에 기름 조금 있을뿐 떡은 없다고 맹세하며 이야기합니다. 그나마 이 마지막 양식을 먹고 특별한 상황이 없으면 굶어 죽을 형편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참으로 딱한 사정입니다. 그런데 엘리야는 이해하기 힘든 것을 요구합니다. 걱정하지 말고 그것으로 떡을 만들어서 나에게 가져오면, 그 후에 아들과 함께 먹을 것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면서 하나님의 말씀이 이 땅에 비를 다시 내릴 때까지 이 여인의 집에 밀가루와 병의 기름이 떨어지지 않게 하실 것이라고 전합니다. 인간적으로는 야박한 요구입니다. 그러나 이 여인은 주의 종을 통해 주신 하나님의 말씀대로 행합니다. 그랬더니 놀라운 일이 일어납니다. 말씀대로 이루어졌습니다. 말씀 그대로 통의 가루가 떨어지지 아니하고 병의 기름이 없어지지 아니했습니다. 오늘 본문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지, 여인의 믿음은 어떠한 것인지, 선지자의 사명은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1. 주시기도 하고 취하기도 하시는 하나님 – 하나님은 우리 삶의 주관자이십니다. 때로 내게 주시기도 하시고, 취하기도 하십니다. 그리고 때가 되면 더 좋은 것으로 채워주십니다. 우리가 기근의 때를 살아도, 하나님은 우리의 필요를 채워주시는 분입니다. 먼저 드리는 자에게 풍성함을 주십니다. 특히 순종하는 자에게 끊임없이 공급해주십니다.
2. 하나님의 말씀대로 순종한 여인 – 이 여인의 순종은 쉽지 않은 순종이었습니다. 넉넉한 중에 일부분을 드리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드릴 것이 없는 중에 드리라고 합니다. 밀가루 한 줌과 기름 조금, 얼마나 아끼고 아껴 남겨둔 것이겠습니까? 그녀가 준비한 떡 한 조각은 그녀의 전부였습니다. 마지막 양식이었습니다. 그러나 전적인 믿음이 있었기에 순종했습니다.
3. 어떤 상황에도 순종한 엘리야 – 엘리야는 순종의 본을 보였습니다. 엘리야의 위협을 받을 수 있는 메시지를 전하라는 것, 그릿 시냇가로 도피하라는 것, 사르밧으로 가서 과부에게 마지막 남은 떡을 요구하라는 것,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엘리야는 순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