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오심을 기억하며 지킨 성탄절은 지났지만, 우리 주변은 여전히 주님 오시기 이전의 어둠과 혼란이 팽배해 있습니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보면 예수님이 오신 후 적어도 30년이 지난 이후에야 복음이 전파되고 구원사역이 이루어진 것을 보게 됩니다. 예수님은 아기 예수님의 모습으로 오셨기 때문에 하나님의 때를 기다려야 했고, 구원을 완성하기까지 어둠은 극에 달하였습니다. 우리도 그때처럼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기다리되 기도하며 기다려야 합니다.
오늘은 ‘성탄 후 첫째 주일’로 지킵니다. 성탄절 지난 주일을 맞이할 때마다 설명드리는 것이지만, 성탄절은 하루 기념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성탄으로 임한 주님의 오심 이후에 주님을 모시고 사는 것이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가를 지켜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예수는 지혜와 키가 자라가며 하나님과 사람에게 더욱 사랑스러워 가시더라(눅 2:52)’는 말씀처럼, 사무엘도 ‘아이 사무엘이 점점 자라매 여호와와 사람들에게 은총을 더욱 받더라(삼상 2:26)’는 말씀으로 성탄 후 첫째 주일 본문을 삼았습니다.
사무엘은 역사적 전환기 인물입니다. 혼돈의 사사 시대를 마무리하고, 왕을 세워 왕정으로 이어지는 과도기 영적 지도자입니다. 특히 어린 사무엘을 하나님의 사람으로 준비시킨 한나는 어린 시절 예수님을 공생애까지 준비시킨 마리아의 예표(豫表)가 됩니다.
특히, 오늘 본문은 당시 공적인 지도자인 대제사장 엘리의 자녀와 기도로 아들을 얻은 믿음의 여인 한나의 자녀가 대조되면서, 우리에게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1. 엘리의 자녀(홉니와 비느하스) – 엘리는 대제사장이었지만, 그의 아들들은 행실이 나빠 여호와를 알지 못했다(삼상 2:12)고 기록합니다. 그들의 악행은 크게 두 가지로 나타났습니다. 하나는 하나님께 드린 제물을 임의로 먼저 억지로 빼앗아 먹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성전에 수종드는 여인들과 동침한 것입니다. 이런 악행을 보고도 엘리는 맹목적 사랑으로 소문이 좋지 아니하니 그리하지 말라(24절)는 정도로 넘어갑니다.
2. 한나의 아들(사무엘) - 한나는 서원한 대로 아들을 낳아 젖떼기까지 기다린 후 성전을 섬기는 아이로 하나님께 드립니다. 그리고 매년 성장함에 맞춰 성전에서 섬길 때 필요한 예복을 손수 지어 가져다 주었습니다. 하나님은 엘리의 기도로 사무엘 대신 3남 2녀의 자녀를 더 주셨습니다.
같은 성전에 있었지만, 엘리의 자녀는 여전히 하나님을 알지 못했고, 한나의 아들 사무엘은 과도기 이스라엘의 영적지도자가 됩니다. 예수님을 모시고 사는 우리도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말씀에 비추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