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이 쏘아 올린 공이 쉽게 정리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생각보다 사태는 훨씬 더 심각해지고 장기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공통된 염원은 빨리 이 혼돈의 시기가 끝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인 줄 믿습니다. 하나님께서 어떤 방식으로 정리하시든, 우리는 우리 자리를 지키며 더 많이 기도했으면 좋겠습니다. 어둠이 깊을수록 새벽이 가까운 것처럼, 대림절 셋째 주일을 맞아 우리를 구원하실 그리스도의 오심을 더욱 사모함으로 기다리는 기간이 되길 소망합니다.
오늘 본문인 스바냐는 유다 말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스바냐의 말씀선포 후 요시야 왕이 종교개혁을 일으키기는 하지만, 그것이 하나님의 심판을 늦출 뿐, 막지는 못했습니다. 스바냐 앞부분은 이러한 하나님의 심판에 대한 예언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이후 마지막 부분에는 심판 후에 다시 자기 백성들을 구원해 내시며, 그들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큰지를 말씀해 주심으로 구원과 회복의 소망을 갖게 되기를 원하시는 말씀으로 마무리됩니다.
본문 14절에 보면 하나님은 먼저 기쁨으로 노래하며 환성을 지르며 즐거워하라고 말씀합니다. 왜냐하면, 15절에서 하나님이 저들의 잘못을 용서하시고, 심판의 도구로 사용하신 자들을 몰아내셨고, 하나님이 친히 그들 가운데 계셔서, 다시는 화를 당할까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저들을 심판했던 상황이 하나님의 손에서 종료되었기에 불안해하거나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하나님의 구원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살펴보겠습니다.
1. 두려워하지 말고 용기를 내라(16절) - 큰 상처와 아픔을 겪고 나면, 쉽게 충격에서 벗어나기 힘듭니다. 그러나 심판이 끝난 것이 확인되면 두려워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래서 네 손을 늘어뜨리지 말라고 말씀합니다. 손을 늘어뜨렸다는 것은 맥이 풀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단순히 신체적 기운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에 마음이 낙심되고 절망하여 자포자기한 상황입니다. 그러나 우리를 구원하시는 하나님 앞에서 우리는 두려워하지 말고 다시 용기를 내야 합니다.
2. 하나님의 구원을 기억하라(17절) - 우리 구원의 근거는 우리의 힘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과 능력입니다. 우리를 구원하신 전능하신 하나님이 우리 가운데 계십니다. 자녀들은 주변 상황이 아무리 혼란스럽고 힘든 상황이라도 부모님만 함께 계심을 확인하면 안심하게 됩니다. 우리는 상황이 힘들고 혼란스러울수록 우리와 함께 계신 하나님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 하나님이 우리를 보시며 기쁨을 이기지 못하시며, 잠잠히 사랑하시며 우리를 부르며 기뻐하십니다. 어찌할 바를 모를 정도로 좋아하는 모습입니다. 마치 아빠나 할아버지가 아들이나 손자를 바라보는 것과 같은 모습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으로부터 이러한 사랑을 받은 자입니다.
3. 칭찬과 명성을 얻게 하리라(19-20절) - 우리 자녀가 세상에서 칭찬과 명성을 얻기를 원하는 것처럼, 하나님도 세상에서 치욕을 당하던 하나님의 백성들이 세상에서 칭찬과 명성을 얻게 할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오늘은 대림절 세 번째 주일입니다. 주변 상황은 어수선하고 혼란스럽지만, 이 모든 상황이 마무리되고 하나님의 구원하심을 기다리며 기도함으로 보내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