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입은 치유자
인간의 마음처럼 넓고 큰 것도 없고 , 인간의 마음처럼 따뜻한 것도 없다. 인간의 마음은 온 우주를 품을 수도 있고, 미워하는 원수도 용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처로 가득 찬 인간의 마음처럼 좁고 차가운 것도 없다. 상처받은 인간의 마음은 하루아침에 북극이 되어 버린다.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기 전에는 그 어떤 것도 상처 난 마음을 행복하게 만들지 못한다.
교회 안에서도 마음의 빗장을 걸고 늘 외롭게 사는 사람들이 있다. 열등감에 사로잡혀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보고 부정적으로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람들과의 교제도 없고 사역에 몸담기도 주저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러한 사람들을 잘 살펴보면 타인으로 부터 상처 받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많은 상처 중에서도 ‘거절감’은 우두머리 상처이다. 거절감은 버림받았다는 느낌인데, 이는 자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사랑하던 여인으로부터 버림받았을 때,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버림받았을 때, 자식들로부터 버림받았을 때, 모든 것을 바쳐 일했던 직장으로부터 버림받았을 때, 사회로부터 버림받았을 때 거절감이 생긴다.
교인들의 상처와 문제를 지료해주는 목사도 상처를 받는다. 가끔 목사를 상처 받을 마음도, 감정도 없는 목석으로 아는 교인들이 있다. 혹시 상처를 받았다 해도 기도하고 찬양하면 바로 치유 받는 사람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목회자가 상처받아 아파하면 인격이 덜되고 믿음이 모자란 줄로 생각한다. 오히려 지도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상처 받을 수 있는 환경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다.
인간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나 거절감으로 인한 상처를 받는다. 중요한 것은 상처와 거절감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어떻게 해석 할 것인가?’‘ 어떻게 해결하는가?’이다.
정채봉 시인의 ‘상처 없는 새가 어디 있으랴’라는 시가 있다.
이 시는 다음과 같이 끝을 맺는다:
“살아가는 우리 가운데 상처 없는 새가 어디 있으랴!”
상처는 pain(고통)이 될 수도 있고
gain(유익, 자산)이 될 수도 있다.
상처는 miss(실패, 상실)가 될 수도 있고
mission(사명)이 될 수도 있다.
상처에 관한 책 중에 헨리 나운웬의 ‘상처 입은 치유자’라는 책이 있다. 이책에서 저자는 하나님의 사역자, 진정한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상처 입은 치유자가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자신이 경험한 상처를 건강한 태도로 받아들이면 다른 사람을 돕고 치유하는 자산, 원천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상처 때문에 인생을 아파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상처의 경험으로 오히려 이웃에게 생명을 주는 사람도 있다. 굶주려 본 사람은 굶주린 사람의 고통을 이해할 수 있다. 가슴 아파 울어 본 사람이 우는 사람을 달래 줄 수 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 리더는 자신의 상처를 숨기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연약함을 인정하고 드러내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