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결자(終結者, Terminator)는 문자적으로는 일을 끝내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능력자의 정점에 있는 최상위권 끝판왕급 인물을 지칭합니다. 대화종결자는 두 가지 의미로 쓰일 수 있습니다. 대화를 나누는 중, 자신이 결론을 내려버려서 더 이상 대화가 진행되지 못하게 찬물을 끼얹는 경우와 도토리 키재기하듯 논쟁을 벌이는 곳에 최고의 권위자가 결론을 내리는 경우입니다.
욥기는 서론과 결론을 제외하면 논쟁과 대화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욥의 고난을 위로하기 위해 찾아온 친구들이 마치 자신들이 대화종결자라도 된 양, 욥에게 지은 죄가 있어서 고난을 당한 것이니 회개하라고 다그칩니다. 여기에 욥은 자신은 그럴만큼 잘못하지 않았다고 항변합니다. 그동안 침묵하며 듣고만 있던 엘리후는 자신이 대화종결자라도 된 양 결론을 내리려 합니다. 이때, 진짜 이 모든 긴 대화와 논쟁을 종결시키는 종결자가 등장합니다. 하나님이 등장하셔서 지금까지 저들의 대화가 얼마나 허무맹랑한 것들인가를 말씀합니다.
욥기 38장은 하나님의 말씀이 시작되는 부분입니다. 하나님은 폭풍우 가운데 나타나셔서 욥을 깨우쳐 주십니다. 계속해서 속사포처럼 질문을 던지시면서 이 질문들에 답변할 수 있으면 대답해 보라고 하시며 인간의 무지를 깨닫게 하십니다. 욥에게 말씀하셨다고 했지만, 사실은 이 논쟁에 참여한 욥과 네 명의 친구들 모두에게 들으라고 하신 말씀입니다.
1. 하나님의 등장으로 모든 갈등은 끝납니다. 욥은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답답함을 느끼며 하나님이 말씀해 주시면 좋겠다고 탄식했습니다. 욥의 바램대로 하나님이 등장하여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갈등과 대화를 종결해 주시는 분입니다. 하나님은 지금도 우리가 기도할 때 응답하시며, 우리의 탄식에 응답해주십니다.
2. 우리의 지식은 무지한 말로 생각을 어둡게 하는 것입니다. 자기 주장만 하다보면 자기 생각과 시야에 갇히게 되고, 전체의 큰 그림을 보지 못하게 됩니다. 믿음은 시야가 넓어짐으로 얻게 됩니다. 내 눈높이, 내 기준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기준으로 볼 수 있도록 시야가 넓어져야 합니다. 우리는 우리 기준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얼마나 많이 겪으며 사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내 기준으로 이해되지 않는 것이 하나님의 눈높이로 보면 이해됩니다.
3. 우리의 무지함을 인정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욥에게 ‘너는 대장부처럼 허리를 묶고 내가 네게 묻는 것을 대답할지니라’라고 하시며 엄청난 질문들을 쏟아내십니다. 이 질문은 수사의문문입니다. 욥의 의견을 묻거나 새로운 정보를 얻기 위한 질문이 아닙니다. 욥의 잘못된 판단을 바로잡고, 무지함을 인정하게 하기 위한 질문입니다. 우리의 지혜로는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것을 물으십니다. 마치 정교한 건축가가 작품을 만들 듯 창조세계를 지으시고 그것에 질서를 세우시고 운영하신 것을 알기나 하느냐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섭리는 우리가 존재하기 전부터 우리가 전혀 알지도 못한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인데, 마치 다 아는 것처럼 논쟁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가를 깨닫게 하기 위함입니다.
4. 깨달음은 위로와 은혜를 얻게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무시하거나 상처주기 위해 말씀하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우리를 향한 깊은 사랑이 담겨져 있습니다. 은혜는 깨닫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내가 하나님 앞에 어떤 존재인지를 깨닫고 우리의 시야가 넓어지고 관점이 바뀌는 것이 은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