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쉰들러 리스트’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독일 나치에게 300만 명이 죽어간 지옥에서 살아남은 1,200명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입니다. 주인공 오스카 쉰들러는 전쟁에서 한 밑천 잡아보겠다고 군수공장을 시작합니다. 고용된 유대인들이 무자비하게 학살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느새 자신의 공장에서 일하는 유대인들을 보호하는 자세로 바뀝니다. 그리고 자신의 공장에 필요하다는 명목으로 허가를 받아 언제 죽을지 모르는 수용소에서 있던 유대인들을 자신의 공장이 있는 체코로 이송시키게 됩니다. 이때 쉰들러가 구해낸 유대인의 명단이 ‘쉰들러 리스트’입니다.
오늘 본문에는 ‘아브라함 리스트’가 나옵니다. 바벨론 땅인 갈대아 우르에서 하나님의 부르심으로 가나안 땅까지 오게 된 아브라함은 조카 롯과 함께 정착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은혜로 재산이 증가하고, 아브라함의 종과 롯의 종들 사이에 분쟁이 일어나자 서로 떨어져 살기로 합니다. 롯의 가족들은 물이 풍부한 소돔과 고모라가 있는 소알 땅으로 이주하고, 아브라함은 가나안 땅에 거주하게 됩니다. 가나안과 북방연합군이 롯이 있는 소알 땅을 침략하여 재산을 빼앗고, 사람들을 붙잡아 갈 때, 아브라함은 자신의 사병 318명을 이끌고 가서 저들을 구해 되돌아옵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롯이 거주하는 소알 땅은 급격하게 타락하였고, 하나님의 심판을 받게 됩니다. 저들의 죄악상을 입증하고 심판하겠다고 오신 하나님 앞에 아브라함은 맹렬히 항변하며 질문합니다. 공의로우신 하나님이 그 성이 타락했다고 해서 그 안에 있는 의인들도 함께 멸망하는 것이 타당한가 하는 항변입니다. 아브라함은 적어도 50명의 리스트는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나님은 만약 의인 50명이 그 성에 있다면 멸하지 않겠다고 말씀합니다. 이것은 의인 50명의 명단을 채울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로인해 하나님과 협상을 하며 디스카운트에 들어갑니다. 50명에 시작된 협상에서 45명, 40명, 30명, 20명, 10명으로 협상안을 변경해보지만, 끝내 10명의 리스트를 채우지 못하고, 하나님의 심판이 임하게 됩니다. 이 사건을 통해 우리는 몇 가지 교훈을 얻게 됩니다.
1) 세상은 하나님의 심판을 면할 수 없을 정도로 타락하고 있다. 개인과 공동체의 타락은 반드시 심판을 받게 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2) 심판의 기준은 다수의 악인 때문이 아니라, 소수의 의인조차 없기 때문이다. 세상이 악하다고 푸념만 할 것이 아니라, 내가 있는 삶의 자리에서 의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3) 아브라함처럼 구원을 위해 매달려야 한다. 나와 내 가족이 구원받았다고 만족하지 말고, 심판의 위기에 놓은 자들을 구원하기 위해 끝까지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