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교회에서 수련회를 갈 때 환경이 열악한 시골교회나 시골 학교 같은 곳으로 갔습니다. 그곳은 전문 숙소나 캠프장이 아니기에 준비할 것들이 많았습니다. “준비물을 챙겨가지 않으면 고생이 기다리고 있으리라”는 말처럼, 깊은 산골이나 시골로 들어가면 현지에서 조달하지 못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때로 준비물을 챙겨가지 못하면 불편함이나 고생 정도가 아니라 아예 프로그램을 진행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부흥도 마찬가지입니다. 한번 침체하고, 한번 분위기가 가라앉으면 다시 일으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신앙이 회복되고 부흥의 은혜를 입기 위해서는 필요한 준비를 해야 합니다. 기회는 늘 준비된 자의 몫입니다. 아무리 많은 기회가 지나가도, 그 기회를 잡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그 기회는 내 것이 되지 못합니다.
오늘 본문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시내 광야에서 아론을 충동해 금송아지를 만든 사건 이후에 있었던 일입니다. 이 사건은 이전에 불편한 광야생활에 원망하고 불평한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심각한 문제였습니다. 시내산에 올라간 모세가 오랫동안 내려오지 않자, 더 이상 모세를 기다리지 못하고, 심지어 하나님도 믿지 못하겠다며, 우리를 위하여 다른 신을 만들라고 요구했습니다. 하나님은 저들을 진멸하시겠다고 하셨고, 모세는 저들을 위해 목숨을 건 중보기도를 드렸습니다.
출애굽기 33장은 모세의 기도에 주어진 하나님의 응답입니다. 하나님의 응답은 충격적이었습니다. 다시 약속의 땅으로 보내시면서 “나는 너희와 함께 올라가지 아니하리니 너희는 목이 곧은 백성인즉 내가 길에서 너희를 진멸할까 함이니라(33장 4절)”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두 가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함께 가지 않으시겠다는 것과 그 이유는 하나님의 백성을 진멸할까 염려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심각한 상황입니다. 하나님이 더 이상 저들과 함께 가지 않으시겠다는 것입니다. 9절에 다시 구름 기둥이 내려온 것을 보고 모든 백성이 다 일어나 장막 문에 서서 예배한 것으로 보아, 이 말씀을 하신 후에 하나님의 임재의 상징이었던 구름 기둥과 불기둥이 보이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부재 선언에 대해 이스라엘 백성들이 보인 반응은 철저한 회개였습니다. 회개는 “백성이 이 준엄한 말씀을 듣고 슬퍼하여 한 사람도 자기의 몸을 단장하지 아니하니”라는 모습으로 나타났습니다. 상황의 심각성을 깨달은 것입니다. 우리 회개의 문제는 우리의 죄와 죄로 인한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너무 피상적이고 가벼운 회개로 끝나버린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저들에게 한 가지 더 요구하셨습니다. 5절에 “너희는 장신구를 떼어 내라. 그리하면 내가 너희에게 어떻게 할 것인지 정하겠노라”고 하셨습니다. 장신구는 단지 외모를 치장하는 악세사리가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를 가로막는 역할을 했던 것입니다. 모든 사람은 각자에게 하나님과의 관계에 방해가 되는 장신구가 있습니다. 신속히 그것을 떼어 낼 때, 하나님의 임재는 다시 시작되었고, 모세도 하나님과 친구처럼 대면하여 말씀하시는 은혜가 시작되었습니다. 영적침체는 하나님의 부재에서 시작되고, 부흥은 하나님의 임재에서 시작됩니다. 하나님의 부재에 대한 심각성을 깨닫고, 다시 임재하심을 준비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