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는 하나님의 구원사역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사건으로 출애굽 사건과 출바벨론 사건을 들어 설명합니다. 먼저 출애굽 사건을 상기시킵니다. 16절에 보면 바다 가운데에 길을, 큰물 가운데 지름길을 내셨다고 했습니다. 홍해 앞에 가로막혀있을 때, 하나님이 홍해를 가르시고 건너가게 하신 것입니다. 17절에서는 이스라엘 백성이 기적 같이 건너온 홍해에 애굽의 병거와 말과 군대의 용사를 이끌어 내어 일시에 엎드러져 소멸하게 했습니다.

두 번째로 출바벨론 사건을 예고하십니다. 18절에 너희는 이전 일을 기억하지 말며 옛날 일을 생각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여기에 나오는 ‘이전 일’과 ‘옛날 일’은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나라를 빼앗기고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오게 된 비극적인 과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상처가 너무 큰 것이고, 현재의 현실적 상황의 벽이 너무 커서 소망을 품을 수 없는 과거로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을 자꾸 기억하고 생각하면 과거의 부정적 기억에 매이게 됩니다. 여기에서 자유하라는 것입니다. 이전 일과 옛날 일에 대한 또 하나의 해석은 16-17절에 언급한 출애굽 사건을 의미합니다. 출애굽의 구원은 대단한 사건입니다. 엄청난 구원의 기적같은 사건입니다. 그러나 이제 앞으로 행하실 출바벨론의 사건은 그 엄청난 출애굽 구원의 사건을 비교하거나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구원사역이라는 것입니다.

출애굽 사건과 출바벨론 사건에는 연속성과 불연속성이 있습니다. 두 사건의 연속성은 모든 역사에서 변함없이 인간의 위기 가운데 나타나셔서 구원을 행하시는 하나님의 사역을 이루어가신다는 것입니다. 두 사건의 불연속성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 놀랍고 강력한 구원을 행하실 것이라는 겁니다. 우리 믿음의 한계는 과거에는 하나님이 어떤 구원을 행하셨다 할지라도, 지금 내가 처한 현실과 문제는 하나님이라도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불연속성은 이런 패배주의와 절망을 극복하도록 하는 힘이 됩니다.

이제 연속성과 불연속성을 가진 출바벨론 사건을 하나님은 어떻게 행하실 것인가를 설명합니다. 19절에 보면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니 이제 나타낼 것이라고 하시면서 예루살렘으로 돌아가는데 장애물이 되는 것을 제거해 주시겠다고 말씀합니다. 지금 이사야서를 듣는 독자들에게 하나님이 행하실 새 일은 다시 예루살렘으로 돌아가게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 일을 행하시기 위해 장애물이 되는 것도 제거해 주시겠다고 말씀합니다. 바벨론에서 예루살렘으로 오는 공간적 장애는 광야와 사막입니다. 광야에는 길이 없어 여행과 이동이 불가능합니다. 사막에는 물이 없어 쉼과 휴식이 불가능합니다. 생존이 불가능한 곳입니다. 하나님은 광야에 길을 내시고, 사막에 강을 내서 무사히 돌아오게 하시겠다고 말씀합니다. 이것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 이것을 지켜본 승냥이와 타조 같은 들짐승들도 하나님을 존경할 것이고, 하나님의 백성들은 하나님을 찬양하게 될 것이라고 말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