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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가정의 달이었습니다. 그래서 교회마다 가정의 달 행사를 기획하고, 주일 설교에도 가정에 맞는 설교를 준비합니다. ‘행복한 가정, 복 받은 가정, 믿는 자의 가정’, 이런 주제들로 행사와 설교를 주로 기획해왔습니다. 전통적으로 어린이 주일에 부모의 역할, 어버이 주일에 자녀의 효도, 부부의 날에 부부 관계 등 가족 구성원들 각각의 역할에 맞춰 한주 한주 설교를 해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목회자들의 고민은 이런 설교를 하기가 매우 조심스러워졌다는 것입니다. 비혼으로 1인 가정의 성도, 난임과 불임으로 자녀가 없는 부부, 효도하고 싶어도 효도할 부모가 없는 고령화된 성도, 이런 성도들에게 가정의 달 행사나 설교는 나와 상관없는 것으로 여겨지거나 받아들이기 불편하거나 심한 경우에는 도리어 상처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교회가 새로운 예수 공동체로, 신앙의 가족 공동체로 여겨져야 합니다. 어찌 보면 소통이 없는 가족보다 영적 친밀함을 느끼는 신앙공동체가 더 중요한 의미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까운 이웃이 먼 친척보다 낫다고 하는 것입니다. 특히 함께 하나님 나라를 바라보며 그 나라에 가기까지 함께하는 신앙공동체의 중요성은 더욱 크다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도 가족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공생애를 시작하시면서 예수님은 가족공동체의 변화를 이루셨습니다. 열두 제자들을 부르시어 예수 제자 공동체를 이루셨고, 자연스럽게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과는 거리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오늘 본문에 보면 예수님의 가족들은 예수님의 사역과 영적인 사명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반대자로 서 있습니다. 오늘 본문 바로 앞에는 여러 가지 사역에 바쁘신 중에도 예수님은 열두 제자를 부르시어 사도로 삼으셨습니다. 그런데 예수의 친족들은 예수를 붙들러 나왔다고 했습니다. 예수가 미쳤다는 소문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예루살렘에서 내려온 서기관들은 예수가 바알세불에 사로잡혀 귀신의 왕의 힘을 빌어 귀신을 쫓아낸다고 소문을 냈습니다. 이들에게 실상을 설명할 때, 이번에는 예수의 어머니와 동생들이 예수님을 찾아와 밖에 서서 예수를 불러 달라고 했습니다. 이때, 예수님의 유명한 질문이 나옵니다. “누가 내 어머니이며 동생들이냐?”라는 질문입니다. 이 말에는 저들이 알고 있는 혈육이 진짜 가족이 아닐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면서 지금 예수님과 함께 둘러앉아 있는 자들을 향해 내 어머니와 내 동생들을 보라고 했습니다. 당연히 의아해 할 자들에게 그 뜻을 설명해 주십니다. “누구든지 하나님의 뜻대로 행하는 자가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이니라는 것입니다. 예수의 친족이나 모친과 형제들은 예수님이 꿈꾸는 신앙공동체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저 예수님이 귀신 들렸다는 소문만 믿고 예수님을 제지하려고 찾아왔을 뿐입니다. 여기에 비해 예수님이 새롭게 만드시는 신앙공동체는 함께 하나님 나라를 꿈꾸는 자들입니다. 이어지는 4장에서는 이들에게 예수님이 하나님 나라의 비유를 설명하시고 저들과 함께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 가시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러면 예수님이 꿈꾸시는 예수 제자 공동체의 가장 중요한 규범은 어떤 것입니까? 그것은 분쟁하지 않는 것입니다. 나라도, 집안도, 분쟁하면 스스로 무너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 신앙공동체는 가족보다 더 중요합니다. 멀리 있는 친척보다 훨씬 더 중요합니다. 매주 하나님 말씀으로 한 마음을 품고, 마음을 나누며, 주님 나라에 갈 때까지 늘 함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서로 사랑하며 아껴주고 위로하며 격려하는 공동체를 함께 만들어갑시다.


명륜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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