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예수님의 산상변모주일(Transfiguration Sunday)입니다. 예수님이 제자들과 함께 산에 올라가셨을 때, 놀라운 모습으로 변화된 것을 기념하는 주일입니다. 예수님의 변화산 사건은 공관복음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마가복음 9장 2절에서는 예수님의 변화된 모습을 “그 옷이 광채가 나며, 세상의 빨래하는 자가 그렇게 희게 할 수 없을 만큼 매우 희어졌더라”고 설명합니다. 이 땅에서 하나님의 임재가 영광의 광채로 드러난 것입니다.
이번 주 수요일이 사순절이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이라고 하는데, 교회는 전통적으로 사순절 직전 주일을 산상변모주일로 지켜왔습니다. 이것은 장차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과 제자들에게 닥칠 고난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특별한 은혜와 체험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십자가의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우리에게도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 땅에 살아가지만 하늘의 영광을 품고 살아가야 합니다.
오늘 본문은 예수님 변모의 예표가 되는 모세의 변화된 모습입니다. 배경은 모세가 두 번째 십계명의 돌판을 받아 내려오는 상황입니다. 모세는 시내산에 올라 하나님의 언약의 말씀을 받기 위해 40일을 밤낮으로 금식하며 하나님과 교제했습니다. 40일을 금식하고 나면 초췌하고 곤고한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그러나 실제 모습은 정반대였습니다. 여호와와 대화하는 중에 얼굴 피부에 광채가 나게 되었습니다. 정작 모세 자신은 깨닫지 못하고 있고, 모세를 지켜보는 아론과 이스라엘 자손은 모세의 얼굴 피부에 광채가 남을 보고 가까이하기에 두려워했습니다. 이 광채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모세는 두려워하는 아론과 회중의 모든 어른을 불러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설명을 듣고서야 백성들은 두려움 없이 모세에게 나와 말씀을 받았습니다. 백성들이 말씀을 듣고 떠난 후에도 모세의 얼굴에 광채는 그대로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을 만날 때는 수건으로 얼굴을 가리고, 하나님과 대화하기 위하여 하나님께 나갈 때는 수건을 벗고 있었습니다. 예수님과 모세의 변모하는 모습을 통해 우리에게 주시는 교훈을 살펴보겠습니다.
1. 힘든 이 세상에서 믿음으로 사는 비결은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하는 것입니다. - 모세는 첫 번째 십계명을 받으러 올라간 사이 백성들은 금송아지 우상을 만들어 섬겼습니다. 예수님은 이제 제자들과 십자가의 길을 가야 했습니다. 죄인된 인간이 이 땅에서 믿음으로 살아가려면 이러한 체험이 필요했습니다. 우리에게도 이러한 은혜의 체험, 하나님의 영광을 체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2. 은혜를 받았으면 사명의 자리로 가야 합니다. - 모세는 하나님과 대면하며 하나님의 임재를 통해 영광을 드러냈습니다. 그러나 그곳에서 영원히 있을 수는 없습니다. 금송아지 숭배로 파괴된 언약을 다시 회복해야 했습니다. 예수님도 이후로 십자가 고난과 부활의 자리로 나아가셨습니다. 제자들 역시 십자가의 길, 제자의 길, 복음이 필요한 자리로 내려와야 했습니다. 베드로가 “주여 우리가 여기 있는 것이 좋사오니 만일 주께서 원하시면 내가 여기서 초막 셋을 짓되”라고 했지만, 주님은 제자들을 데리고 산에서 내려오셨습니다. 하나님의 임재와 은혜의 체험도 중요하지만, 우리에게는 사명의 자리 또한 필요합니다.
우리도 하나님의 임재를 통해 하늘의 영광을 체험하는 자리와 은혜를 입은 자로서 보내신 사명의 자리로 가는 것, 이 두가지의 균형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