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우화 중에 “낙타의 코를 조심하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낙타를 끌고 사막을 건너던 나그네가 날이 저물자 텐트를 치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자다가 소리가 나서 눈을 떠보니 낙타가 추위를 피해 텐트 안으로 코를 들이밀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낙타가 얼마나 추웠으면 이렇게 할까 하는 마음에 코쯤이야 괜찮겠지 하고 다시 참을 청했습니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난 후에 느낌이 이상해서 잠에서 깨어보니 이번에는 낙타의 큰 머리가 텐트 안에 들어와 있었습니다. 낙타가 많이 추운가보다 하면서 그래도 두었습니다. 얼마 후 다시 무거운 것에 짓눌린 듯해서 깨어 보니 낙타의 큰 몸이 통째로 텐트 안에 들어와 있습니다. 결국 나그네는 낙타에 밀려 텐트 밖으로 밀려나 추위에 떨며 밤을 새워야 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처음에는 사소한 듯해서 방심했다가는 나중에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는 교훈입니다.
비슷한 의미의 사자성어로 차청차규(借廳借閨)가 있습니다. “대청을 빌려 사는 사람이 점점 안방까지 달라고 한다”라는 뜻으로 처음에는 남에게 부탁하고 의지하다가 나중에는 그의 권리까지 침범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죄가 가지고 있는 강력한 특성 중에 하나는 “확장성(擴張性)”입니다. 처음부터 단호하게 단절시키지 않으면 점점 확장되어 나갑니다. 한 가지 죄를 용납하면 다른 죄도 용납하게 되고, 한 사람의 죄를 용납하면 다른 사람에게도 확장됩니다.
두아디라 교회는 주님으로부터 “내가 네 사업과 사랑과 믿음과 섬김과 인내를 아노니, 네 나중 행위가 처음 것보다 많도다”라고 칭찬을 받았던 교회입니다. 하나님의 사업, 사랑, 믿음, 섬김, 인내, 이런 장점들이 있었습니다. 또 보통 사람들은 처음에는 좋은 의도로 시작하고 출발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변질되지만, 두아디라 교회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성숙해졌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두아디라교회는 자칭 선지자라 하는 여자 이세벨을 용납했을 때, 죄가 교회 안으로 들어와서 성도들을 꾀어 행음하게 하고 우상의 제물을 먹게 했다고 책망받았습니다. 에베소 교회가 진리를 수호하기 위해 거짓된 자들을 분별하기 위해 시시비비를 가리다 보니 사랑이 식어졌다면 두아디라 교회는 다 받아주고 포용하다보니 교회 전체가 타락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낙타의 코를 조심해야 하고, 영적으로나 도덕적인 기준을 스스로 낮춰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타협하거나 용납해서는 안되는 것들은 처음부터 단호하게 막아야 합니다. 우리 삶에 용납하고 용인하고 있는 잘못된 것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