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를 보낼 때마다 진부하지만 공감할 수밖에 없는 표현이 ‘세월이 참 빠르다, 다사다난했다’와 같은 표현입니다. 팬데믹 코로나가 앤데믹으로 바뀌고 빠르게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되어 갔습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끝나고 마스크 없이 공공생활이 가능해졌습니다. 또한, 코로나 이후 변화된 세상에 대처하기 위해 적응하는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이렇게 정신없이 지내다 보니 벌써 2023년도 절반이 지나갔습니다. 다시 한번 ‘다사다난, 빠른 세월’을 실감하게 됩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정신없이 세상을 살아가지 않도록 절기를 제정해주셨습니다. 레위기 23장은 절기에 관한 율법을 기록한 내용입니다. 안식일(3절)을 비롯해서, 유월절(4-8절), 초실절(9-14절), 맥추절(15-22절), 나팔절(23-25절), 대속죄일(26-32절), 초막절(33-44절)과 같은 절기들을 제정해주셨습니다.
사람은 망각의 존재입니다. 중요한 것을 잊고 살기 쉽습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의미가 희석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절기를 통해 우리에게 그 의미를 되새기고, 그 현장으로 들어가 새롭게 살아가기를 원하십니다. 절기의 핵심은 제사입니다. 절기를 통해 하나님을 기억하고 하나님의 주권을 회복하는데, 그것을 표현하는 것이 제사입니다. 그래서 시편 50:5에서 “이르시되 나의 성도들을 내 앞에 모으라 그들은 제사로 나와 언약한 이들이니라 하시도다”라고 했습니다. 안식일을 비롯해 하나님이 제정하신 절기에 하나님께 제사 드리는 것은 우리가 하나님의 백성이 되며 하나님과 언약의 관계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맥추절도 여러 가지 절차에 의해 지키게 했습니다. 오늘 본문은 맥추절을 지키는 절차와 내용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1) 맥추절 제정(15-16절) – 처음 곡식단을 요제로 바친 날부터 일곱 안식일을 채우고, 이튿날까지 50일이 되는 날
2) 첫 요제의 규정(17절) - 십분의 이 에바로 만든 떡 두 개를 첫 요제로 드리라
3) 떡과 함께 드리는 제물(18절) - 일 년 된 흠 없는 어린 양 일곱 마리, 어린 수소 한 마리, 숫양 두 마리
4) 속죄제와 화목제(19절)
5) 요제(20절) - 첫 이삭의 떡과 함께 두 마리 어린양을 요제로 드림
6) 성회를 공포함(21절) - 노동을 금지
7) 추수 방법(22절) – 가난한 자와 거류민을 위해 다 베지 않고, 떨어진 곡물을 줍지 않고 남겨 둠
맥추절의 중요한 의미는 하나님께는 감사하고, 이웃에게는 서로 돕고 나눔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특히 마지막에 주신 추수 방법은 받은 은혜에 대한 감사의 표현을 형편이 어려운 이들과 나눔으로 하도록 하셨습니다. 룻이 시어머니 나오미를 따라 모압에서 베들레헴에 돌아왔을 때, 마침 맥추절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법대로 모퉁이에 남은 이삭과 떨어진 곡물을 주워 생활하고, 그 과정에서 보아스를 만나 다윗의 조상이 됩니다. 그리고 다윗의 후손으로 예수 그리스도가 오십니다. 맥추절의 스토리는 뜻하지 않게 구약에서 신약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부활 이후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으로 이어져 교회의 중심이 됩니다. 맥추절의 의미가 우리에게도 이어지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