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이 지나갑니다. 해마다 연말이 되면 금년은 정말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한 해였다고 이야기합니다. 정말 국내외적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뜬금없이 전해지는 이런저런 뉴스들은 우리를 경악하게 하기도 했고, 불안하게도 했고, 피로를 누적시키기도 했습니다. 어디 세상 뉴스만 그러겠습니까? 내가 디디고 살아가는 삶의 현장에서 만나는 문제들과 고민들, 그리고 해결해야 하고 감당해야 할 일들, 얼마나 우리를 힘겹게 했습니까? 힘들고 피곤한 세상을 헤쳐 가며 여기까지 달려온 성도님들께 진심으로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전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애쓰셨습니다. 잘 참고, 잘 견뎌오셨습니다. 여러분의 마음을 토닥토닥 해드리고 싶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금년을 다사다난했던 해라고 이야기할 때, 우리는 다은다혜(多恩多惠)한 해였다고 고백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다은다혜는 원래 있는 말이 아닙니다. 그냥 제가 만들어 본 말입니다. 은혜 은(恩), 은혜 혜(惠)를 써서 은혜가 많았고, 은혜로 살아왔고, 은혜 아니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고백할 수 있는 한 해가 되면 좋겠습니다. 은혜가 충만할수록 은혜가 크게 드러나고, 은혜를 잃어버릴수록 내가 드러나게 됩니다. “은혜 아니면 나 서지 못하네. 십자가의 그 사랑 능력 아니면 나 서지 못하네. 완전한 사랑 그 은혜 아니면 나 서지 못하네” 은혜 아니면(I Could Not Do Without Thy Grace), 이 찬양의 고백이 우리의 고백이 되길 소망합니다.
오늘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송년주일이면서, 교회 절기로 “성탄 후 첫 번째 주일”입니다. 세상 달력으로 보면 2019년의 마지막 주일입니다. 마무리를 잘해야 합니다. 한 해를 마무리 하는 것, 참 중요한 일입니다. 아무리 좋은 출발로 시작했어도 마무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미완성이고, 마지막에 실패하면 실패한 것으로 끝나는 것입니다. 우리의 행함과 의지가 아닌, 하나님의 은혜를 붙잡고 있다면 우리는 미완성도, 실패도 아닙니다. 잘 마무리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이번 주는 교회 절기로는 성탄 후 첫 번째 주일입니다. 예수님의 탄생은 크리스마스 이벤트로 잊혀질 사건이 아닙니다.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은 우리와 함께 사시기 위해 오셨습니다. 그래서 교회력은 성탄절 다음 돌아오는 주일을 성탄 후 첫 번째 주일로 지키게 합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성탄 후 두 번째 주일, 세 번째 주일, 이렇게 카운트가 될 것입니다. 성탄절을 행사처럼 여기면 성탄절을 준비하는 데는 분주하고 정신이 없이 지나가는데, 막상 지나가고 나면 그 의미를 잊어버리게 됩니다. 그러나 성탄은 이벤트가 아니라 일상이고 우리 존재의 일부분이 되어야 합니다.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사건이 아니라, 임마누엘로 오신 예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시기 시작하는 날이 성탄입니다. 예수님과 함께 은혜로 한 해를 마무리하고, 힘차게 새해를 맞이하면 좋겠습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