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가 오류를 일으키거나 작동이 원활하지 않을 때, 리셋 버튼을 누르면 컴퓨터가 초기화되면서 다시 시작하게 됩니다. 컴퓨터 게임을 하는 아이들은 게임을 하다가 자기가 원하는 점수에 도달하지 못할 것 같으면 하던 게임을 중지하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곤 합니다. 이렇게 리셋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언제든지 프로그램이나 게임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듯이, 현실 세계에서도 마음만 먹으면 원점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현상을 리셋 증후군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리셋 증후군의 부작용은 자신의 큰 잘못이나 실수도 큰 문제가 되지 않고, 언제든 다시 시작하면 된다는 착각으로 지금까지 벌여놓은 일이나 인간관계에서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것을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중단하고 다시 다른 것을 시작하려고 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그러나 때로는 어쩔 수 없이 리셋 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이 세상은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고, 설령 코로나 사태가 끝나도 코로나 이전의 세상으로는 돌아가지 못하게 되고, 새로운 표준(뉴 노멀, New Normal)에 의해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 예견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도 새로운 표준에 맞게 리셋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목회와 신학』이라고 하는 정기간행물 6월호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와 교회’라는 주제로 특집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중에 이상훈 교수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몇 가지 개념을 소개합니다.
① 교회를 리셋하라(Reset) - 교회가 본질을 잃어버렸다면 본질을 잃은 제도와 전통에 대한 저항을 통해 갱신을 이루어야 한다. 익숙한 과거로 돌아가려고 하기보다 원상태로 돌아가 미래를 향햐 새롭게 출발할 준비를 해야 한다.
② 다시 시작하라(Restart) - 코로나로 인해 ‘모두 멈춰야 할 시간’이라고 할 때, 우리의 신앙은 지금이야말로 ‘다시 시작해야 할 시간’이라고 외치는 야성을 가져야 한다.
③ 체질을 변화시키라(Reactivate) - 코로나는 우리가 그동안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에 전면적인 도전을 해왔다. 특히 예배와 신앙에도 새로운 개념을 갖게 했다. 모이는 교회에서 보냄 받은 교회 즉 흩어지는 교회로, 주일 모임에서 드리는 예배에서 주중 삶으로 드리는 예배로 중심축이 움직여야 한다.
④ 세상과 함께하라(Re-imagine) - 어려울 때일수록 교회의 실추된 이미지를 변화시키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성육신적 방식을 통해 이웃 속으로 들어가 세상과 함께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⑤ 새로운 사역을 시작하라(Recreate) -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생겨난 변화가 언택트(untact) 디지털 사회가 되었다는 것이다. 온라인 예배라는 개념이 등장했고, 시행되었다. 이제 온라인 사역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다.
알렌 락스버러는 기독교 중심 세계관과 문화의 와해 가운데 놓인 유럽과 북미 교회를 향해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하나님은 이 붕괴를 사용하셔서 교회로 하여금 그분이 누구시며, 그들 가운데서 무엇을 이루고자 하시는가에 대한 기본적 상상력을 바꾸라고 초대하신다” 우리 삶에 STOP! 사인이 들어왔을 때, 우리는 자신을 돌아보며 다시 본질로 돌아가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